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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하반기
    날들/1 년이 지남 2013. 12. 31. 23:10



    7월


    나는 누구랑 같이 사는 짓은 못할 것 같다. 진저리난다. 누구든 정신질환자는 될 수 있다. 문제는 그걸 견뎌낼만한 사랑이 내게는 없다는 것이다. (2013.07.03)

    말 하나, 손짓 하나들이 다 고맙고 힘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의지 할 사람같은 건 있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차라리 신께 기도를 하는게 더 현실적인 일이 된 요즘.(2013.07.06)

    정신적 타격으로 과호흡이 또 와서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달이 났었다. 이거 쓴 건 그 전에 상황이 악화될 때 쯤이였던 듯. 최근 몇 년간 몸과 마음의 상태가 이렇게 바닥을 친 적이 없었고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정말 힘들었다. 집 안에 있는 내내 숨을 가다듬기가 힘들정도여서 정말 집에서는 잠만 자고 어디든 집 밖으로 나가있었다. 삶을 지탱하는 기초적인 요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음. 살 수가 없어서 하고싶은 일이고 뭐고 아무 일이나 시작해서 돈부터 모아 집을 나가고 싶었었다. 지금은 그 정도로 절박하진 않게 상황이 안정되었지만 여전히 집은 나가고싶다.


    다들 힘든 시기다. 이럴 때 함께 시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나한테 소중하고 중요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한테 필요한게 뭔지 이렇게 열심히 고민해주고 밤 늦은 시간에 날 위해 달려오겠다는 사람을 앞으로 또 만날 수 있을까. 다들 힘든 시간들 보내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 이겨내고 있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작은 일에도 일방적으로 의지하려고 하는 것은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고 만들고, 일방적으로 의지가 되어주려고만 하는 것은 친구들을 걱정하게 만든다. 둘다 병인 것 같다. 징징병. 괜찮아 병. 나는 적당히 잘 하고 있나. 주변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건강하게.(2013.07.17)

    혼자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이 때 친구들한테 위로를 참 많이 받았다. 정말 감사한 사람들. 이 때 힘들고 괴로운 일 당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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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잔뜩 좋지 않은 와중에 친구들이랑 강촌에 놀러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내 상태가 저 지경이라 정말 미친듯이 가기가 싫었는데 날짜도 어렵게 잡았고 셋이 가는거라 내가 빠지면 파토라 그럴 수가 없었다. 노는 중에도 머릿 속에 자꾸 퍽퍽 떠올랐지만 그래도 이 달에 유일하게 웃고 떠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여서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ㅅㄹ랑 물총놀이할 때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밤에 자는데 갑자기 ㅎㅇ이 나한테 베개를 던져서 깜짝 놀라 잠 깨고 온갖 짜증을 다 부렸었다.ㅋㅋㅋㅋㅋㅋㅋ ㅎㅇ도 잠결에 던졌다고...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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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디자인진흥원이랑 서울시청에서 주관하는 서울시민 서비스디자인워크샵에 참여했다. 같은 영역에서 일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잔뜩 기대를 했었다. 이 달에는 디자인 진행보다는 주로 세미나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UX 디자인 분야다보니 프로세스 위주로 설명을 해줘서 굉장히 재미있게 들었다. 




    8월


    (2013.08.01 우연한 만남), (2013.08.10 인정<이해<공감), (2013.08.11 틀렸다), (2013.08.27 용기)

    싸이어리보다는 블로그에 글을 많이 썼다. 길게 풀고싶은 썰이 많았나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밑줄을 몇번 긋고 별표 열개를 그려도 모자라지 않을만큼 중요하지만, 그래도 세상의 모든 것을 그저 '다르다'로 치부할 수 있는건 아니다. 옳고 그름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때로는 너무 넓은 포용력이 판단의 기준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 판단하는 일 보다는 파악하는 일을 더 좋아하지만, 파악하기에는 너무 모자른 시간, 판단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너무 많으니 생각을 충분히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3.08.11)

    올해 초에 얽혀있던 사람에게 말린 듯한 일들이 계속 억울했나보다. 8월에 한번 더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다시 상기되어서 쓴 듯. 정말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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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이 있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ㅈㅈㅇ이 생일을 챙겨줬다. 내가 사야지 사야지 했던 것도 어떻게 기억해서 선물도 주고. 애껴쓴다고 아직도 잘 쓰고 있다. 되게 고마웠다. 맛있는 거 먹고 맥주도 마시고 잘 놀았다. ㅇㄹ이도 월초부터 생일 챙겨주겠다고 날짜 잡고 그랬다. 생일있던 주말에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같이 놀았는데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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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디자인 워크샵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작업자체는 정말 재밌었는데 팀원들과 마음이 잘 안맞았다. 다들 나이가 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충 시간때우기 식으로 하려는 것 같아서 속이 상했다. 학교수업도 아닌데 시간 때운다고 학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시간 들이는 거 좀 집중해서 하지 멀뚱히 앉아서 핸드폰만 만지고 작업할 때 오지도 않고 진짜 화딱지가 났다...엉엉엉엉. 협조가 잘 안됐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퀄리티를 내보려고 붙잡고 설득하고 열심히 했었다.


    그리고 또 화딱지가 난 일이 있었는데 원래는 이게 8주 과정이라 이 달 말에 끝나는 거였다. 근데 주최측에서 갑자기 한달을 더 연장해 버렸다. 9월까지 꽉 채워서 스케쥴을 잡아놨더랬다. 나에게는 9월에 입사지원 준비를 마무리하고 10월 하반기 공채에 지원하려던 플랜이 있었는데, 내가 작업이니 ppt 제작이니 발표까지 다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 스케쥴이 꼬였다. 진짜 화가 났다. 엄청 화가 났었다.


    올해는 여러가지로 정말 힘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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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를 빼놓고 나의 2013년을 논할 수가 없다. 힘든 와중에 셜록 보고 완전 베니한테 빠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생에 이렇게 배우에게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음. 셜록만 5번을 돌려보고 베니 나오는 호킹, 웨커스, 반 고흐 BBC드라마 다 찾아서 봤다.맨날 베니 사진이니 인터뷰니 찾아서 보고 난리도 아니였다. 아 정말 사랑스러운 베니느님. 셜록 3 빨리 나와라. 





    9월


    요즘 한강은 정말정말 최고로 아름답다. 공기가 맑고 쾌청해져서 아주 멀리 있는 불빛들까지 보인다. 그 빛들이 전부 한강에 반사되어서 반짝반짝거리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 전에 본 반고흐 다큐 때문인지 정말 그림처럼 보였다.(2013.09.07)

    여름내내 라이딩 정말 열심히 했다. 내 낙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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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디자인 워크샵은 잘 마무리했다. 발표하는 날 박원순 시장님 온다고 주최측 사람들이 우리를 정말 쪼아대면서 훈련시켰다. ppt 리허설만 세번인가 네번을 했는데 테드에서 발표전문가가 와서 피드백 해주고 진짜 살벌했다. 50장짜리 ppt 보면서 한장 한장 단어 선택부터 구성까지 피드백을 다 해주면서 한 팀당 피드백 한시간 넘게 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우리팀이 너무 열성이 없어서 꼴찌할 줄 알았는데, 주민투표에서는 표도 제일 많이 받고 무엇보다 내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팀에서 리드하는 역할은 잘 안하는 편인데 본의아니게 이번에 그렇게 되어서 좀 주도적으로 작업을 해볼 수 있던 경험이였다. 약간의 트러블도 있었지만 마무리는 하하호호 수고했어요 하면서 잘 끝났다.


    일단 학교에서 못했던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던게 가장 좋았다. 확실히 나는 감각을 이용해서 시각화하는 작업보다는 문제를 논리적으로 다루는 게 더 잘 맞는다. 이건 사실 학교에서 작업 할 때도 많이 느꼈던 거다. 전공이 공디과다보니 진로를 제품디자인 쪽으로만 생각했었고, 취업준비 하면서 이왕 할 꺼면 제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생산, 유통하는 과정까지 경험하면서 제품 아이덴티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곳에서 일해보자는 기준이 있었다. 그래서 이 때까지만 해도 가구회사 생산공장에 견학도 가보고 그랬었다. 그런데 워크샵 끝나고 나니 전반적으로 다 소화하는 것 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더 발전시키면 어떨까 싶었다. 최종적으로는 전반적으로 다 소화하고 싶은게 맞지만 시기적인 관점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의 길이 하나 더 트이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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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 또 연애를 잠깐ㅋㅋㅋㅋㅋㅋㅋ. 올해는 그래도 꾸준히 뭐가 있었네ㅋㅋㅋ. 잘 모르는 사람이였는데 눈에 띄던 사람이였다. 내 눈에 되게 인상적이였나보다. 만나면서 느낀건데 잘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스치듯 본 것들을 꽤 많이 기억하고 있더라. 잘 모르고, 또 머리로는 별로라고 판단되는 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마음은 계속 갔다. 물론 취향도 참 잘 맞고 첫인상이 내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기도 했다. 정말정말 오랜만에 내가 누굴 좋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10월


    그러나 금새 하향곡선을 타다가 연애는 끝나버림. 상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여러가지로 쿵짝이 잘 안맞음. 뭔가 좀 억울하다는 느낌이 있는 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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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샵 끝나고 포폴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제품디자인에서 UX디자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는데 또 새롭게 접하는 분야다보니 갈피를 잘 못잡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아 방황을 좀 했고, 어도비가 말썽부려서 컴퓨터 붙잡고 고생을 했다. 노트북 던져버리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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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영향력이나 반응같은 것들에 대해서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거랄까. 새 스케치북과 새 펜을 샀다.(2013.10.28)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갔었다. 소규모로 제작되는 책이나 잡지같은걸 파는 곳이였는데 나한테 신세계였다. 예전에 낯-선 친구들이 잡지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무슨 소린지 잘 이해가 안 갔었는데 이거 보면서 이해가 됐다. 나는 책을 개인적으로 만들어서 판다는 개념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흥미로웠고 소소하게 그림그리는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의 불씨가 되었다.




    11월


    그림을 그려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백지가 두렵게 느껴지는 시기에 끝을 냈다. 여러가지 재료들로 시도해보면서 스케치북 한권은 그냥 연습용으로 다 쓴 것 같다. 그림으로 뭘 어쩌겠다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작업하다가 집중 안될 때 하나씩 그리는 거다.  취미가 하나 더 늘었다는 느낌. '느낌쏘굿'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서 시리즈물로 그림을 그린다. 나는 좋아하는게 정말 많다. 좋아하는 순간이나 느낌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나 이러는거 좋아!"라고 말로 뱉는 편인데, 좋은걸 좋다고 말하는게 좋다고 말해준 사람이 몇 있었다. 그래서 그런 순간들을 차곡차곡 모아두면 왠지 더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그래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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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의 여파가 이어져서인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마음이 심하게 약하고 말랑말랑해져서 감정선이 굉장히 높아져있는 상태였는데, 현재로써는 그런 고민의 흔적을 읽기조차 싫은 상태라 못 옮겨오겠다. 아무튼 그래서 한편으로 기분 좋아지려고 스스로를 다잡고 애쓰는 시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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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맛이 없어서 하루에 한끼 겨우 먹는 생활을 해서 살이 엄청 빠졌었다. 맘고생 다이어트가 최고. 몸이 가벼워 좋았다. 지금은 다시 쪄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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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에 '기약'을 말해주던 사람으로부터 이유없이, 언제인지도 모르게 차단되고 거부당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였지만 이런 일이 몇 번 반복 되었었다. 이번이 내 인내력의 바닥이였던 것 같다. 아무리 정 떨어지는 짓 해도 나는 사람한테 한번에 정을 잘 못 떼고 모래시계처럼 끝을 볼 때까지 계속 곁에 두는 편인데, 얘는 이번이 마지막이였나보다.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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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가끔이긴 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2013.11.20)

    점점 사람 만나기 싫어졌는데, 정리를 하다보니 내가 사람 만나기 싫을만도 하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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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앞뒤 다르게 하고 사는거야 알고 있긴 했다. 그 동안은 알게 뭐냐면서 그냥 눈 돌리고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하는건지 모르겠다.(2013.11.29)

    또 호구 됨. 진짜 사람 만나기 싫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 이유가 있었어.




    12월


    나는 사람들과 있을 때 분위기 맞추려고 꽤 노력하는 편인 것 같다. 이게 너무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느낌이 들어서 고치려고도 해봤지만 잘 안된다. 천성인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인지, 타인이 나로인해 불편해하는 걸 싫어해서인지. 뭐 이유는 복합적. 아무튼 이번주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만 너무 많았어서 소모적이였다. 어깨 힘이 다 빠진다. 그 마저도 일대일 만남은 괜찮은데 여러명이 복작대는건 정말 기운이 쭉쭉 빠진다.(2013.12.01)

    사람 만나기 싫은데 만날일이 엄청 많이 생겼다. 내 상태에 대해서 어느정도 위기의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람들을 마주치면서 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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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다시 마음이 가벼워졌다. 동시에 좀 시니컬해진 느낌도 든다. 모든 것에 무관심하고 툭툭 던져놓는 말만 한다. 누굴 만나도 농담따먹기 말고는 이렇다할 대화다운 대화가 없다. 근데 그게 딱히 불만스럽지도 않은 것이 실은 이런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하니까. 당장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일들에 집중하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무너졌던 부분들을 다시 채워가고 있는 느낌도 든다. 이런 모습이 돌아갈 내가 되었다니. 어쩐지 온전함은 혼자일 때 느낀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 같다.(2013.12.05)

    요즘은 그냥 저냥 흘리고 다닐 수 있는 다정함이나 친절함도 내보이기가 지친다는 느낌이 든다. 버릇처럼 자꾸 억지웃음이 나오지만 나를 위해 솔직한 상태로 있으려고 노력 중이다. 다른 누가 흘리는 다정함에 들뜰 마음도 없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정말이지 다 귀찮고 꼴보기가 싫다. 마음이 삐뚤빼뚤해졌다.(2013.12.10)

    감정선이 다시 평균치를 찾고 사람 만나기 싫은 마음이 고조되고 있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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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쪽 관계가 아무 상관없는 이쪽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이따금씩 짜증나고 억울하다는 내용의 일기를 얼마 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입장 바꿔 생각해도 마찬가지구나 싶다.(2013.12.03)

    친구가 연애하느라 날 못 만남. 흔한 일이지만 되게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연애하느라 친구 못만나는거 싫다.'는 주제로 공감대를 형성하던 친구라 좀 배신감을 느끼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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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엄청 오랜만에 아빠랑 나란히 시장가서 장을 봤다. "아빠 나 이거 먹고싶어어" 하면서 어린애처럼 구는게 좋았다. 아빠도 좋아하는 거 같았다. 크흐흐. 맨날 귀찮아서 안갔는데 앞으로는 시간나면 꼭 같이 장 보러 나가야지.(2013.12.12)

    대신 올해는 아빠랑 되게 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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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당분간은 모든 약속을 거부하겠다. 신년회고 뭐고 과부화 걸림. 지치고 버거워서 토할 것 같다.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힘들다. 신년인사나 하면 다행이게. 성격이 변해가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굴 만나면 호구의 처지을 면치 못하니 아예 싹을 잘라 버리려는건지도 모르겠다. 가장 표면적으로 보이는 확실한 이유는 사람 만나는 거 말고 신경써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역량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못해주니 다른사람이 나를 신경쓰는 것도 부담스럽다. 음. 나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나? 없는 듯. ㅋㅋㅋㅋㅋ. 신난다... 아무튼. 마음 쓰는 건 겨울잠 좀 재우고, 머리쓰고 몸 쓰고 그래야 할 것 같다.(2013.12.28)

    사람만나는데 이제 정말 한계를 느낀다. 진저리 난 듯. 2013의 마지막과 2014년의 시작은 혼자서 안정찾는데 집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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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모기업 웹사이트 사용성 인터뷰랑 카드소팅 하고 왔는데 꽤 재밌었다. 하고싶은 말이 정말 많았지만... 음.. 난 아직 뭘 모르는 입장인게 확실하니까 섣불리 말로 뱉지는 못했다. 나름 묻는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고 왔는데 도움이 됐을런지조차 모르겠네. 허허허. 공부해야 할 게 정말 많다. 공부하고 싶은게 많다고 하는게 더 맞겠다. 또 요즘은 부쩍 소설도 아닌 책들을 꾸준히 읽고있는데, 나도 독후감 비슷한걸 좀 써버릇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그냥 읽는동안 감정으로 한껏 느끼고 말면 그만인데, 지금 읽는 책들은 뭔가 흡수가 필요하다. 정리하면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머릿 속에 남기고 싶은 내용들이다. (2013.12.28)

    이런걸로.






    원래 이런 연말정리같은거 안한다. 처음 해본다. 올해는 진짜 뭐했나 싶어서 정리를 해봤다. 한게 없다. 한게 없으니 없다고 느낀게 맞다. 내가 내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안정적으로 중심잡을 만한 일이 없으니까 쉽게 타인에게 많이 영향받고 치이고 그랬던 것 같다. 의식적으로라도 사람과 접촉하는 요소들을 줄이고 혼자서 중심을 잡고 있다. 어느정도 단기적인 계획을 세워놓았고 아직까지는 잘 되고 있다. 내년에는 나를 좀 더 아껴주고 나 자신에게 집중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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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