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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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고 듣고 소모되기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5. 2. 21. 22:53
나는 질문은 많이 한다. 대체로 궁금한게 많기는 하지만.. 그렇게 막 궁금하지 않은데 그냥 습관처럼 질문할 때도 많다. 솔직히 나이 먹을수록 새로운 사람한테 크게 관심이 없는데.. 새로운 도시로 이사왔다보니 요즘 소셜라이징 할 기회가 생기면 안 빼고 다 나간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사람들 사이의 대화에서 마 뜨는 어색함을 메우기 위한 텅 빈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많이 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면 그냥 기만 빨리고 들어온다. 요즘 사람을 너무 자주 만나고 무리한 것 같어.. 당분간 안전한 침대 속에 있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모든 사람과의 대화가 이렇게 소모적이지는 않은데.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정말 대화가 맛있게 느껴지는, 나의 호기심을 더 더 이끌어내는, 소모되지 않고 나의 영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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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회고날들/1 년이 지남 2024. 12. 1. 02:00
# 억까. 주여. 삼재. 2023년부터 시작된 위기가 이어졌던 2024년이였다. 23년 회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직당한 것을 시작으로 이래저래 비자문제가 꼬여서 24년 1월,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한 줄로 끝날 간단한 사건은 아니였고.. 상황이 처음 들이닥쳤을 때는 그 심각성을 잘 몰랐고, 뜨순 물에 개구리가 서서히 익어 죽어가듯이 상황이 점점 나빠져서 내 상태도 그런식으로 나빠졌던 것 같다. 시간 안에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많았어서 머리가 차가워졌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수습을 못 할 정도로 무기력이 오기도 했었고, 부들부들 화가 났다가, 또 울며불며 해결하려 애를 쓰면서 지낸 시간이 1년 정도 된 것 같다. 사실 상황 자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가항력의 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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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날들/의식의 흐름 2024. 11. 23. 15:58
나도 모르게 떠올라버리는 생생한 꿈들은절대로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불길한 예감을 동력으로 걷는 밤 그 시절의 노래를 아무리 들어도 그 때의 기분을 찾을 수 없어서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충분히 슬퍼지지도 않는 건조한 마음으로 슬퍼했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이유는 가로등이였더라붉고 낮은 가로등과 덜 자란 나무들그게 단번에 나를 다시 그 기분으로 데려다놓는다 다시 너로 돌아온 것 같다는 말을 듣는 요즘나는 무엇일까 나잇값 못하는 듯한 물음표를 아직도 던지는 내가 어이없어 허 웃음이 나와 이런 어지러운 기분이 나인가불안이 나인가 슬픔이 나인가 억울함이 나인가이러나 저러나 인생은 고통이랬는데혼란한 내가 돌아온 것에 대한 이상한 반가움도 있고그렇담 명확해지기 위해 머리 싸매는 게 나인가또 그냥 이쯤 해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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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완날들/의식의 흐름 2024. 10. 8. 16:46
휘몰아치는 혼란한 소용돌이도 언젠가는 가라앉겠지. 알아도 그 안에 있을 때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불안에 몸과 마음이 다 먹혀있었다. 이제서야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불순물들의 모양을 바라보는 중. 그리워하던 게 뭐였지. 어디로 가든 결핍이 없는 삶은 없군. 날 힘들게 하던 것들에게서 벗어나고자 온 인생을 다 썼는데 이제는 같이 안고가야 할 것임을 알아. 그 전에도 알았지만 머리로 알던 것과는 다른 느낌. 여기도 거기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있어봐서 아는거라 낭비한 느낌은 아닌게 다행이라면 다행. 언뜻보면 그렇게 힘들 것도 없는데 그냥 그런 기분이 익숙해서 억지로 만드는 고통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기분 느껴야만 살아있는 느낌인 내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기분 가라앉는 흐린 날씨가 더 좋아지는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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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의 모양2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4. 8. 24. 21:58
생각이란걸 너무 안하고 살았다. 어떻게 살아야하나. 살아지는대로 흘러왔더니 어디로 가고있는지도 모르는 상태.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라는 어디선가 본 문구를 어릴 때 아주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잊고 살다보니 아주 딱 가장 싫은 그런 상태가 되어버렸네. Mid-life crisis 벌써 오는건지..? 사춘기 오춘기 끝난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흑 난 내 인생 주체적으로 살아온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보니 모르겠다. 싫은 것들은 가지치기하고 피하는 식으로 살았더니 지나온 삶이 나쁘진 않지만 방향성이 없네. 사실 없는대로 사는 것도 괜찮았는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싫은 걸 피할 수 없을 때 대처가 잘 안되고 타격도 크게 받는 것.. 회복탄력성 꾸준히 낮아지는 중이다. 별 일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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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의 모양날들/의식의 흐름 2024. 1. 27. 23:14
달리기만 하던 삶이 잠깐 멈추었다. 실은 멈춘 동안에도 달려나갈 방향을 모른채 제자리 걸음을 종종 하고있었던 것 같아. 늘 있던 자리가 싫어서 도망치기를 목적으로 한 달리기. 머무는 곳들이 늘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도망칠 구실을 또 찾느라 바빴는지. 달리기를 위한 달리기였나. 왜인지 끝이 없는 달리기. 달리고 있을 때는 뒤를 볼 수 없다. 타의에 의해 멈춰진 삶에 겨우 억지로 한숨 돌리며 뒤돌아보는 시간.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유나 행복, 실체없는 것들을 쫓아온 날들이 보인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트랙 바깥에서 나뒹구는 작은 행복과 사랑들도. 삶을 단정하고 아름답게 꾸려나가는 사람들을 찬찬히 본다. 불안정한 삶이라 말로는 투덜대지만 눈가에도 입가에도 평화로움이 흐르는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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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4월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3. 4. 29. 23:36
#1 멜번 3월에 뭐했는지 모르겠고.. 4월 초에 멜번에 갔다왔다. 코비드기간 빼고는 매년 이스터 홀리데이에 3-4일정도 멜번을 놀러갔는데 이번에는 이사 시기도 대충 맞아서 멜번으로 이사를 고려해볼까 하고 2주로 일정을 길게 잡고 갔다왔다. 난 처음에 호주에 왔을때 멜번으로 들어왔다. 멜번에서 6개월을 살고 직장 때문에 시드니로 와서 6년을 살았다. 10배나 더 되는 시간을 시드니에 살면서도 멜번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건 분명한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직접 가서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뭐가 나를 이렇게 질척이게 만드는지..ㅋㅋ 그리고 영주권이 나오면 집을 구매할 생각을 하고있기 때문에 지금쯤 멜번을 다시 고려해보고 싶기도 했다. 호주에 정착하고 싶은건 맞지만 시드니가 내가 정말 정착하고 싶은 도시인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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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월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3. 2. 26. 21:26
ㅋ.. 한달에 한번씩 쓰려고 했는데 밀려서 두달치 일기. 일단 새해 첫 주부터 장염인지 식중독인지 배탈이 나서 일주일정도 고생했다.. 액땜이길.. #본격 운동 새해라고 운동을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출근 전에 15분 스트레칭하고 (집 밖에서 산책 혹은 달리기 하려고 했으나 두 번 하고 안되겠다 싶어서 스트레칭으로 바꿈 ㅋㅋ) 퇴근 후에는 짐 가서 유산소랑 웨이트 둘다 시작.. 처음에 벅찼던게 조금씩 적응되는게 몸으로 느껴지니 확실히 운동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아서 좋다. 아침 스트레칭은 한달정도 열심히 하다가 지금은 잠의 유혹이 이겨서 또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 루틴으로 잡아보려고 노력중.. 비교적 퇴근 후 운동은 꾸준히 하고있다. 짐에서 머신을 쓰는 건 혼자 유튜브 보면서 해보니 어떤날은 자극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