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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자축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5. 9. 5. 21:41
세상마상 드디어 이사를 했다. 진짜 너무 너무 너어어어어무 혼자 살고싶어서 미쳐 팔짝 뛸 노릇이였다. 집에 다른사람이랑 같이 사는거.. 너무 괴로웠다. 한국에서부터 엄마 집에서 지내고 멜번에서도 생각보다 구직이 길어지면서 쉐어를 너무 오래하면서 정신이 피폐해졌다. 내 시간 너무 필요해.. 엉엉.. 하나님 진짜 안전한 보금자리 마련해줘서 땡큐쏘마취 감사합니다... 이사 나올 때 집주인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그녀에게서 탈출한 점이 가장 기쁘다... 본인에게 득될게 없는데 상대를 이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타인을 괴롭히는 사람 너무 오랜만에 봐서 당황 황당 진짜 왜저래 울화통이 터졌음. 진짜 거실에서 너무 마주치기 싫어서 화장실까지 참게 될 정도였다. 내가 이 나이에 아직도 이렇게 비굴하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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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에서 반년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5. 7. 21. 20:23
나야 나 상반기 회고를 8월에서야 하는 사람. 멜번에 이사를 온지도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미친거 아니냐. 천천히 가라 세월... -멜번의 으슬으슬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따금씩 세차게 비바람이 불어닥치지만 금새 장난처럼 햇볕이 촤라라 내려앉고 그 사이로 무지개가 떠오른다. 아담한 넓이의 길과 낮은 가로등, 자주 젖어있는 낙엽과 도로 위로 천천히 움직이는 트램. 달리는 트램의 풍경도, 트램 안에서 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과 잘 어울린다. 오락가락 변덕스러운 날씨도 마음에 든다. 시드니의 변화없는 환경이 나에게는 밸런스가 무너지는 요소로 다가왔었던 것 같다는 추측이 멜번에 있으면서 확신으로 바뀐다. 단순히 변화가 없어서 지루했다기 보다는.. 납작한 감정의 스펙트럼으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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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고 듣고 소모되기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5. 2. 21. 22:53
나는 질문은 많이 한다. 대체로 궁금한게 많기는 하지만.. 그렇게 막 궁금하지 않은데 그냥 습관처럼 질문할 때도 많다. 솔직히 나이 먹을수록 새로운 사람한테 크게 관심이 없는데.. 새로운 도시로 이사왔다보니 요즘 소셜라이징 할 기회가 생기면 안 빼고 다 나간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사람들 사이의 대화에서 마 뜨는 어색함을 메우기 위한 텅 빈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많이 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면 그냥 기만 빨리고 들어온다. 요즘 사람을 너무 자주 만나고 무리한 것 같어.. 당분간 안전한 침대 속에 있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모든 사람과의 대화가 이렇게 소모적이지는 않은데.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정말 대화가 맛있게 느껴지는, 나의 호기심을 더 더 이끌어내는, 소모되지 않고 나의 영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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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5. 1. 28. 15:27
시드니에서 한달을 보내고 멜버른으로 왔다. 시드니에서 7년을 살면서 지속적으로 멜번을 그리워했어서 코비드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여행으로 오기도 했고, 재택근무를 하던 중에는 실제로 멜번으로 이사해보려고 시도도 했었는데 이래저래 잘 안되었었다. 시드니로 다시 돌아와서 지인 집에 머무는동안 집을 구하는 피로함에 시달리며 친구 희열에게 전화로 징징댔는데, 친구가 멜번을 지금 당장 간다고 뭐 큰일나겠냐- 라고 해서 오 정말 맞말이네! 했다. 당장 시드니에서 오피스로 출근해야하는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처를 상의해야 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러키비키한 상황이라 여겨져 통화를 끝마치고 그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에 멜번행 편도티켓을 끊었다. 멜번.. 도착하자마자 여기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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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회고날들/1 년이 지남 2024. 12. 1. 02:00
# 억까. 주여. 삼재. 2023년부터 시작된 위기가 이어졌던 2024년이였다. 23년 회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직당한 것을 시작으로 이래저래 비자문제가 꼬여서 24년 1월,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한 줄로 끝날 간단한 사건은 아니였고.. 상황이 처음 들이닥쳤을 때는 그 심각성을 잘 몰랐고, 뜨순 물에 개구리가 서서히 익어 죽어가듯이 상황이 점점 나빠져서 내 상태도 그런식으로 나빠졌던 것 같다. 시간 안에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많았어서 머리가 차가워졌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수습을 못 할 정도로 무기력이 오기도 했었고, 부들부들 화가 났다가, 또 울며불며 해결하려 애를 쓰면서 지낸 시간이 1년 정도 된 것 같다. 사실 상황 자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가항력의 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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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날들/의식의 흐름 2024. 11. 23. 15:58
나도 모르게 떠올라버리는 생생한 꿈들은절대로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불길한 예감을 동력으로 걷는 밤 그 시절의 노래를 아무리 들어도 그 때의 기분을 찾을 수 없어서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충분히 슬퍼지지도 않는 건조한 마음으로 슬퍼했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이유는 가로등이였더라붉고 낮은 가로등과 덜 자란 나무들그게 단번에 나를 다시 그 기분으로 데려다놓는다 다시 너로 돌아온 것 같다는 말을 듣는 요즘나는 무엇일까 나잇값 못하는 듯한 물음표를 아직도 던지는 내가 어이없어 허 웃음이 나와 이런 어지러운 기분이 나인가불안이 나인가 슬픔이 나인가 억울함이 나인가이러나 저러나 인생은 고통이랬는데혼란한 내가 돌아온 것에 대한 이상한 반가움도 있고그렇담 명확해지기 위해 머리 싸매는 게 나인가또 그냥 이쯤 해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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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완날들/의식의 흐름 2024. 10. 8. 16:46
휘몰아치는 혼란한 소용돌이도 언젠가는 가라앉겠지. 알아도 그 안에 있을 때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불안에 몸과 마음이 다 먹혀있었다. 이제서야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불순물들의 모양을 바라보는 중. 그리워하던 게 뭐였지. 어디로 가든 결핍이 없는 삶은 없군. 날 힘들게 하던 것들에게서 벗어나고자 온 인생을 다 썼는데 이제는 같이 안고가야 할 것임을 알아. 그 전에도 알았지만 머리로 알던 것과는 다른 느낌. 여기도 거기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있어봐서 아는거라 낭비한 느낌은 아닌게 다행이라면 다행. 언뜻보면 그렇게 힘들 것도 없는데 그냥 그런 기분이 익숙해서 억지로 만드는 고통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기분 느껴야만 살아있는 느낌인 내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기분 가라앉는 흐린 날씨가 더 좋아지는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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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의 모양2날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4. 8. 24. 21:58
생각이란걸 너무 안하고 살았다. 어떻게 살아야하나. 살아지는대로 흘러왔더니 어디로 가고있는지도 모르는 상태.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라는 어디선가 본 문구를 어릴 때 아주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잊고 살다보니 아주 딱 가장 싫은 그런 상태가 되어버렸네. Mid-life crisis 벌써 오는건지..? 사춘기 오춘기 끝난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흑 난 내 인생 주체적으로 살아온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보니 모르겠다. 싫은 것들은 가지치기하고 피하는 식으로 살았더니 지나온 삶이 나쁘진 않지만 방향성이 없네. 사실 없는대로 사는 것도 괜찮았는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싫은 걸 피할 수 없을 때 대처가 잘 안되고 타격도 크게 받는 것.. 회복탄력성 꾸준히 낮아지는 중이다. 별 일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