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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들/의식의 흐름 2014. 8. 3. 02:45


    6개월만에 새 글이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정리를 좀 해보자. 


    우선 겨울의 3개월 정도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와 연락도 하지 않고 지냈다. 내 평생 잠수타는 인간을 이해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약간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야 제각각 다르겠지만, 그냥 그런 상황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정말 사람을 좋아하던 애라, 일주일에 세네번씩은 약속을 잡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지난 내 삶의 일상이였는데, 무엇때문인지 그런 일상들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애가 되어있었다. 그런 사실을 모른채 사람들을 만나며 과부하가 걸려 힘든 점이 있었었고, 또 그 외에 주변 상황들도 그닥 좋지가 않았다. 주변 상황들이 정리되길 기다려야 했고, 변화된 나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날이 따뜻해지면서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도를 했다. 이전에 비해 확실히 버겁게 느껴지는 관계나 사람들이 늘어났다. 맺고 끊는 것은 이전에도 확실한 편이였지만 더 확실해졌다. 누굴 미워하고 싫어하고 그런감정은 없지만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사람과 함께 해야 할 이유도, 멀어져야 할 이유도 딱히 없기에 그냥저냥 지내는 정도로 지내는 것이 예전의 나였다면 이제는 그런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힘들다는 이유가 명확히 생겼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시간낭비는 하지 않기로 했다. 함께 지내는 시간도 낭비고, 그렇게 괴로운 상태를 케어하기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도 낭비다. 그러니 그런 상황은 최대한 피하기로 했다.


    생활적으로는 몇 달간 오전에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오후에는 공부를 하는 패턴으로 시간을 제법 꽉 채워서 보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얼마나 효율적이였고 눈에 보이는 결과로 뭔가가 얻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냥 다른 사람 만날 시간을 만들고 싶지 않았고, 혼자서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케어를 하는게 최우선이였던 것 같다. 책을 꾸준히 읽는 기간이 좀 있었고, 주말마다 맥주를 사와서 영화를 봤다. 두어번은 혼자 영화관으로 가서 보기도 했다. 안정을 찾는게 가장 크게 기여한 요소는 혼자 조용히 지낼 수 있는 방을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 채워나가는 과정이였다. 그런 공간에서 다른 소리나 다른 움직임의 기척을 느끼지 않고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하는 일상은 나에게 정말 커다란 안정감을 주고있다. 


    어쨌든, 이제는 그 6개월 전의 감정이 많이 흐려졌다. 천천히 안정을 찾아갔고 지금은 괜찮다. 주변상황들도 좋고, 내 상태도 양호하다. 앞으로 내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또 변해가는지 잘 체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도 시작했는데. 음. 이게 내 첫 커리어라고 하긴 좀 뭐한 그런 부분이 좀 있지만, 그래도 분명한 디자이너의 포지션이고 나 또한 단순히 돈만 벌자는 식의 태도로 하고 있는 일은 아니니까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하고있다. 지금은 앞으로의 내 미래나 비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상태다. 욕심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이런 불안감은 어차피 평생 가지고 가야하는 감정일 것이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 마음을 매일 먹는다. 확실히 기본적인 상황들이 안정되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생각할 것도, 행동할 것도 정말 많다. 응. 그렇다. 아. 글을 오랜만에 쓸라니까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금 뭔소리를 했는지도 잘 모르겠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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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