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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작업을 하다보면 사람들의 필요(Needs)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건 어느 상황이건 그에 따라 사람들의 불편은 늘 존재하고 그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거나, 더 나아지면 쓰이고 사용되어질 무언가들이 존재한다. '무엇'을 생산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서서 그 '필요'의 무게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다들 무엇이든 만들어내야만 하는 사람이 되어있는 것 같다. 다르게 말하면 무엇이든 만들어 팔아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되어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것들이 '무엇이든 만들어내야 하니, 무엇을 만드는게 좋을까'에 대한 문제는 아니였다. 늘 꼭 필요한 것들을 필요한 만큼만 적재적소에 자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내 포트폴리오에 자리잡은 작업물이나, 지금 하고있는 일들을 보아도 나는 내가 고민한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그냥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있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환경문제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을 적에(지금도 관심은 많다.) 결국 디자이너는 쓰레기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는 말을 어디서 듣고 엄청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결국 내가 무엇을 위해 디자인 할 것인가에 대해 중심이 잡히지 않으면 늘 이렇게 고민에 빠지고 흔들거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예전에도 이런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그냥 디자이너는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 아닌가 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
오늘 늦게까지 야근하고 집에 와서 노곤한 몸으로 맥주 한 잔 하니 그냥 생각이 많다.(그러나 내일 오후 출근이지롱) 학교다니면서 교수님들께 지겹게 들었던 "그게 꼭 필요할까?"라는 질문. 물론 중에 어떤 분은 "그걸 과연 돈 주고 살까?"라는 의미로 말하는 분도 계셨지만, 조금 더 본질적인 의미에서 나 스스로 끊임 없이 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ㅡ근데 또 혁신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들은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뭔가 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등장시킨다. 필요(Needs)에 의하지 않은 디자인이 존재할까? 그 니즈가 명시적이든 잠재적이든. 혼란이 온다. 으아아아.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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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한테 가장 필요한 건 돈이다. 돈.
나한테 돈은 항상 쓰일 곳이 정해진 뒤에 벌어들이는 것이라 돈을 모아본 적이 없는데, 최초로 목돈이 필요한 '쓰일 곳'을 정했다. 사실 돈 모으는 거야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열심히 모은 돈을 잘 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투자가 될지 낭비가 될지 모르는 문제라 그냥 어디서 돈이 좀 굴러들어왔으면 좋겠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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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로 여겨지는 사람이고 싶었다. 어릴 땐 정말 이런 욕심이 컸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취하고 사는 것에 집중하고 사는 듯 하다. 누가 날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어떤 기점에서 어떤 이유로 사라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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