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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쓴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니까 다시 하고싶은게 많아진다. 기타도 못친지 오래되었고, 그림도, 글도 게을러졌다. 글 쓰는건 천천히 꾸준하게 더 게을러진다. 그나마 가장 기복없이 꾸준히 하던게 글 쓰는 일이였는데. 글이라고 말하니 조금 부끄러운 것 같고. 기록 정도라고 해야겠다. 아무튼 싸이월드시절부터 꾸준했는데 요즘처럼 게으른 적이 없는 것 같다. 기록을 필요로 하는 생각들이 요즘은 없다.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건지. 예전에는 자고 일어나면 어제밤 차마 기록하지 못한 생각들이 아까워서 기억해내려 애쓰던 아침들도 있었다. 그런 생각들은 영영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흘려낸 글자들이 얼마나 될까.
아무튼 회사에서 도시락 까먹고 블로그를 열어보니 기분이 무척 생소하고 이상하다. 여기는 늘 새벽시간 혼자 가라앉은 마음으로 마주보는 화면이였는데. 회사 컴이라 쫄려서 웹창을 전체화면으로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단 내 노트북에 비해 너무 모니터가 크다. 그림도 마찬가지지만 여백이 넓으면 두려움이 앞선다. 내가 쓸 말들이나 그림들은 이걸 다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재량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짬을 내서 글이든 그림이든 다시 내꺼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연애나 일이나 나 자신을 잃어가는 원인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 미워지고 버티기가 힘들어진다. 어쨌거나 밸런스를 맞추는 건 나 스스로가 먼저 해 나가야 하는 거니까. 강압적인 상황이 아닌이상 미워할 필요는 없는거지 뭐. 이러나 저러나 흘러가는대로 두면 안된다. 어디로 가자고 정해놓아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거기로 갈 수 있는건 아니다. 갔네 못갔네가 중요한 것도 아닌 것 같다. 못갔으면 그래서 어디있나는 알아야지.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척도 정도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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