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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친구가 그랬다. "넌 관계에 대한 고민은 평생 할 것 같아."
숨이 턱 막히던 기분이 아직도 기억난다. 최근의 나는 타인이 나에 대해 말할 때 '그건 니 생각이고'를 떠올렸다 다시 삼키는 오만방자한 인간이다. 하지만 당시 그 말 만큼은 그 애의 생각일 뿐이였음에도 예언처럼 들렸다. 정녕 이 고통스러운 생각을 평생 해야하나 하며 눈 앞이 아득했었다.
얼마 전에 친구와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요즘 누구 없냐는 질문에 "없지 뭐"라는 대답과 함께 내가 통 외로운 기분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외롭지 않은 줄도 모르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그 때는 사람이나 사람과의 관계에 불필요할 만큼의 감정의 무게를 얹어두고 그에 영향력을 받으며 살아왔다.(꼭 이성과의 관계가 아니라 가족, 친구 등등 모두 포함해서) 그건 꽤 자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지금은 그 질량이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당연히 고통스러울 일은 없다. 이게 좋은건가 나쁜건가 생각을 하다가.
언제나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는듯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그 건강한 마음이 자주 부러웠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사실 마음의 질량이 중요한 것 같진않다는 생각을 했다. 질량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보니 결론은 이렇다. 자기자신의 감정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힘겹고 불안하게 여기지 말고 기쁘고 충만하게 여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면 당연히 다른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솔직해질 수 있겠지. 기쁜 마음으로.
내 감정을 어떤 감정으로 느껴야 하는가가 중요한거다. 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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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에 한강을 세번이나 갔는데 세번 다 날씨가 너무 좋고 하늘이 아름다웠다. 자연은 언제나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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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친구를 만나러 좀 멀리 나갔다가 지하철 막차를 놓쳤더랬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데까지 가다가 택시를 타자는 마음으로 출발을 했는데 버스를 타고 정말 오래오래걸려서 집까지 도착을 했었다.
버스 안에서 보는 풍경들에서는 언제나 뭔가 감정적인 것들을 느낀다. 때마침 새로 나온 한희정 앨범을 듣고 있기도 했다. 그저 그런 기분이 오랜만이여서 좋았다. 오래 앉아있어서였는지 의자에 앉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의자가 된 것 같았다. 버스가 달리는대로 길따라 흔들림을 느끼면서 버스 밖을 한참보다가 고개를 돌려 내가 붙어있는 그 사각박스 안을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그 안에 붙어있는 여러 모양의 뒤통수들이 똑같이 흔들린다. 다른 차원인 것 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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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인 것들을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졌음을 느낀다.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 싶은데 그런기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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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
1. 집에서 5분거리에 국내 최고로 큰 아이맥스관이 생겼는데 아직 한 번도 안가봤다. 뭘 보러 가볼까나.
2. 블로그를 좀 바꾸고 싶다. 포폴용 홈페이지도 정비를 해서 제대로 운영을 해야지. 돈 버리고 있다. 디자인/글/낙서/사진 어떻게 나눠서 기록을 해볼까.
3. 오늘도 블랑을 마셨다.
4. 맥북을 사고싶었지만 앞으로 돈 들어갈 곳이 많을 것 같아서 노트북 부품을 이것저것 업그레이드 시켰다. 씽씽 빠르고 좋아졌다.
5. 그렇게 대단한걸 하고싶은 것도 아닌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구나. 일단 하자.
6. 모아놓은 돈이 많은건 아니지만 하자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언제 완벽하게 다 준비해서 하냐는 생각이 자꾸 든다. 조금이라도 더 젊고 건강할 때 움직이고 싶다. 뇌가 젊고 건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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