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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편
    날들/의식의 흐름 2015. 11. 27. 22:10

    #1

    싸이월드에 일기를 쓰려고 두번이나 시도하다가 자꾸만 멈춰버려서 포기하고 여기로 왔다. 지금상태의 싸이월드는 세상최고 불편하다. 어떤 글을 보고 그 다음 글로 넘어가는 기본적인 장치하나도 없어서 뒤로 갔다가 다시 글목록을 클릭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은 천리안 시절에도 느껴본 적이 없어서 빡이 칠 정도다. 내 도토리 쏟아부어 모은 음악은 왜 저렇게 플레이되는건지 글쓰는 창은 왜 새 창으로 다시 뜨고 어디에 글을 적고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다. 폴더기능은 아직 정비중이라고 뜨고. 다 말하려면 입 아플 듯. 물론 모든 것들이 현재 정비중이겠지...ㅠㅠㅠ 솔직히 그냥 백업시스템이나 잘 갖춰줬으면 좋겠다. 저런모습으로 이전의 아이덴티티는 로딩화면에 나오는 잠수부 빼고는 1도 남기지않고 다 사라져서 이미 싸이월드는 없어진거나 매한가지.


    #2

    감기를 일주일 넘게 앓다가 겨우겨우 나으니 저번 주말 내내 속이쓰려서 병원에 가서 미뤄왔던 위내시경을 받았다. 다들 위내시경 정도는 수면마취없이 한다고 하고 간호사 언니한테 물어봐도 참을만하다길래 큰 걱정없이 맨정신으로 병원 침대 위에 쭈그려 누웠다. 아아. 검고 두꺼운 고무호스를 고통스럽게 삼키고 위까지 쑥쑥 그걸 밀어넣는 지옥같은 경험이라니. 정신이 혼미해져서 내시경을 받는동안 의사랑 간호사가 뭐라고 말을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도 들리지가 않았다. 내시경이 끝나니 목구멍이 아팠고 뭔가 속을 잔뜩 헤집고 나간 느낌이 너무 생소하고 불편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불편함이 있었다. 이 지옥같은 경험 다시는 하고싶지 않지만 아마 1-2년에 한번은 또 해야겠지.


    그런데 더 지옥같은건 의사선생님이 위에 혹이 있다고 조직검사를 해야된다고 했다. 이틀뒤에 전화하면 검사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해서 이틀동안 죽을병이면 어떻게하나 수술같은거 정말 싫은데 하는 생각들로 가득차서 보냈다. 근데 이틀뒤에도 그 다음날에도 마음졸이고 미칠것 같았던 내 속도 모르고 간호사년은 아직 결과가 안나왔으니 자꾸 내일 전화를 하라고 했다. 마지막 전화는 옆에 있던 간호사가 무심하게 "어떻게, 뭐라고 해?" 라고 해서 더 미칠 것 같았다.


    아 죽을병을 의심하고 마음졸이는 경험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 생각 잊고 지내는 시간도 꽤 있었다. 처음은 정말 1초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는데 그 때는 결국 아니여서 마음이 엄청 가벼웠다. 당연히. 아니 당연히가 아니라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도 아니다. 오늘 아침 그 간호사에게 전화가 왔다. 당분간 약을 먹고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몇년 전에 위염과 장염이 쌍으로 와서 죽만 먹고 지내다가 죽을 혐오하게 되었는데 그걸 또 먹어야 한다니. 죽이 진짜 싫다. 흡사 토사물을 개워내는 목구멍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나. 토 먹는거 같아서 싫다. 적어도 두 달은 맛있는 음식은 안녕이다. 그래도 뭐. 살아서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하면서 참아내야지 어쩌겠나.


    이럴때마다 진짜 삶이 언제 끝장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속도를 내야지. 아무래도 억울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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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