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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들/의식의 흐름 2016. 2. 6. 00:56


    그저께 먹고 남긴 피자 두조각을 데워서 저녁으로 먹었다. 전자렌지에 돌린 피자는 왜 갓 구워진 피자보다 더 맛있는걸까. 오늘의 기분좋은 일이 이것뿐이라니. 날씨도 좀 좋았었나. 책을 주문했는데 왜 안올까.


    어제는 무슨 날인가 싶을만큼 온갖 안좋은 일들이 일어나서 종일 기분이 그지깽깽이였다. 별로 심각한 일은 아니였고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상황이였는데, 유난히 취약한 상황이라 힘이 좀 들었다. 하루종일 멘탈이 덜덜거리다가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오늘은 괜찮게 지냈다. 내가 취약한 상황이라 함은 비합리, 비논리, 비이성, 비인간적인 사람들을 대하게 되는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내가 대처하는 방식이 좀 다른데,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끼치거나 해결할 여지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손을 쓰는 편이고. 어제같은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여서 그저 상황을 재빨리 탈출하기만 했다. 하루종일 억울해하다가 그래도 살다보면 더 이상한 사람도 많이 만날텐데 이제는 이런 일들을 그냥 자연재해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회복하고 싶어 낮에는 담배를 피고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근데 피우지 않은지 꽤 오래되어서 분명히 맛이 없고 역하기만 할 것이 뻔해 그러지도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성경을 폈다가 금방 덮었고 오랜만에 이어폰을 끼우고 잠을 청했다. 예전만큼 위로받는 음악들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어릴 때는 그렇게 음악 듣는것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봤었는데. 오히려 어릴 때 힘든 순간들을 더 잘 대처했었던 것 같았다. 회복하게 할 음악들을 잘 찾았고, 언제든 부르면 집 앞에서 만날 친구들이 있었고, 몇 시간이고 슬리퍼 끄는 소리만 들으며 걸어다닐 조용한 길들이 있었다. 


    아무리 피해도 피해지지 않으니 다시 이런 것들을 좀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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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