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날들/의식의 흐름 2016. 2. 21. 00:59


    일단 펜을 들어 점을 찍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선을 그어나가기도, 다시 점 몇개를 찍어내기도, 금방 손을 떼어버리고는 점 하나 찍힌 허망한 여백만을 남기기도 했다.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망치면 찢어발겨 공중에 날려버려도 그 나름의 기분을 만들어내왔다. 하지만 어느지점부터는 나에게 남은 종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 남지않은 연습장의 얄팍한 옆면만 보며 신중해지다가 겁에 질리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동안 버려지는건 종이가 아니라 나였다. 수 많은 나의 움직임이, 나의 시도가 버려지고 남겨지길 거부당했다. 그런 일들 앞에서 더 이상 쿨하게 웃어넘기며 아님 말고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그치만 그만 버려지고 싶다고 생각해봤자 소용이 없다. 누구에게 애원할 것인가. 어차피 다시 백지에 점을 찍는 것은 나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숨을 고르고 확실한 선을 그어야지


    -

    내 말이 튼튼하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나에게 유리한 판을 짜놓는 것이 우선이다.

    다시 원하는 것들을 판 위에 올려놓고, 구하고, 취할 것이다.





    '날들 > 의식의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05.15
    -  (1) 2016.02.28
    -  (0) 2016.02.15
    -  (0) 2016.02.06
    -  (0) 2016.01.28

    댓글

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