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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들/의식의 흐름 2016. 2. 28. 22:15


    흔들리는 줄도 모르고 낯설다 싶은 느낌에 문득 옮겨진 자리를 확인할만큼 느리고 담담하던 감정들이였다. 근데 막상 실체를 마주하니 날 선 말들로 무장을 하고 과장된 표정을 내보였던 것 같다. 그게 그 애를 마주해서인지 술 때문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취하는 날이 너무 오래 전이라 내 주사가 어땠는지 기억해내는데도 오래걸렸다. 음. 술에 취해서였던 것도 같다. 취할 때 감정이 과장되는 편이라 잔뜩 신이 나기도 하고, 곧 잘 화를 내기도 했더랬지. 특히 소주를 마시면 몸이 힘들어져서 걸핏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것 같다. ㅡ화를 낸다고 누굴 패거나 소릴 지르는 것은 아니고, '내가 알아서 할테니 이제 좀 가라.' 하는 맨 정신엔 못하는 말을 내뱉는다거나, '사는게 존나 거지같다.' 는 주제로 억울함을 호소한다.ㅋㅋㅋㅋ 아.. ㅡ 그 날은 몇 년만에 소주를 취하도록 마셨다. 어느 쪽이 진짜 내 솔직한 심정과 가까운건지. 또렷하지도 못한 그 날 기억 속의 나는 낯설고 어색했다. 와 그게 나였나. 답지 않게 굴었네. 그게 진짜 내 심정과 가까운 편이라 할지라도 믿기 힘들만큼 담담하고 말 없이 지낸 날들이 길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쨌든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게 보낸 시간들이 길었고. 길었던 만큼 어렵게 물어봤는데 별 일 아닌 대답을 듣고, 별 일 아닌 것 처럼 마음이 쉽게 풀어졌다. 이렇게 별 일 아닌 것을. 너무 별스럽게 오랫동안 답답해하고 너무 큰 용기를 필요로 하며 물어보다니. 그래도 묵은 감정 하나 덜어내서 다행이다. 다 덜어낸건지 어쩐건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당장은 괜찮다 느껴진다. 이제 사람들과 얽히는 일들과는 좀 거리를 두어야지. 할 일 많으니까.


    -

    이제 어깨에 힘 좀 빼고 가야한다. 일종의 마라톤을 해야하니까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 취하면 뱉는 말처럼 사는게 거지같은 날도 있지만 그래도 한 발은 현실에 꿋꿋히 서서, 한 발은 여전히 이상을 쫓으며 철 없이 잘 살아가는 중이다. 지금은 가랑이 찢어질 것 같지만 차차 간격을 좁혀나가야지. 최근에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니 자연스레 정신도 맑아지고 있다. 운동과 균형잡힌 영양소 공급, 충분한 수면은 효과가 굉장히 빨리 오는 중요한 요소다. 쉽지 않지만 꾸준히 관리를 해야지. 음. 이제 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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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