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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들/의식의 흐름 2016. 6. 30. 00:29


    꽤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있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원래 내가 준비를 착실하게 잘하는 타입이 아닌건 알고있었지만 이젠 이대로 괜찮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준비를 열심히 해도 마음대로 되는게 없는걸. 오늘 내 플랜B가 폭파됐다. 이제 배수진이다. 상황은 한발짝만 삐끗하면 끝장날 것 같은 서바이벌인데 난 또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 마음대로 되는게 없는 건 그냥 너무 당연한 일이라 이제 이런일에 허무감도 못 느낀다.


    하다보면 다른 기회가 또 있겠지. 내가 생각지 못했던 좋은일도 있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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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엄청난 노력파도 아니고(엄청 게으름) 뭐 특별한 재능이 있지도 않은데 그래도 나는 이대로 인생이 망하진 않을거라는 믿음이 있다. (이미 망해있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다는, 그냥 세상에 엄청나게 많은 길들이 있다는 걸 알고있다.(누가 보기엔 샛길같은 것) 누구는 목숨 걸고 병들어가며 얻는 일들, 누구는(나) 좀 더 즐겁게 얻어낼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 속이고 나쁜짓 하면서 부당거래 한 건 아니고, 주변에서 '그거 잘 안될 껄' 이라고 저주에 가까운 조언을 들어야했던 길들을 '아닌데, 잘 될껀데' 하며 무시하는 똥배짱을 가지고 온마웨이 해봐서 안다.


    뭐 그렇다고 되게 큰 걸 얻은건 아닌데. 그냥 나만 좋은면 되는거 아니겠나. 남들에게 어렵지만 확실한 길이 참을성 없는 나에게는 배로 어렵고 그 뒤에 올 만족감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그래서 기왕 가는 길이라도 즐겁자고 여기저기 발을 담궈보니 이제 어떤식으로 걷는게 나한테 잘 맞는지 알겠다. 비교적 예측되는 결과가 희미해서 불안했지만 그게 또 나한테는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하나라도 얻어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소 전투적으로 노력하기도 했고. 그냥 그런 식이 잘 맞아.


    어쨌든 나는 끈기도 없고 천재도 아니고 굳이 이름 붙히자면 탐색가고 전략가에 가까운데, 누구는 잔머리 굴리면서 살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또 다른 종류의 노력을 한다. 지금 내가 하고있는 건 수백수천배의 선택지를 더 늘리는 일이 될꺼고, 그 중에 내가 걷기 좋은 길은 더 많아지고 찾기도 쉬워질꺼다. 물론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근데 항상 나는 더 망할데가 없었어서 모험이 넘나 쉬운 것.


    -

    지금 내가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지 않고 여유가 있어서 내 친구가 약해질 때 걱정하고, 이야기 듣고, 있는 힘껏 응원할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인거. 그거 늘 나에게 너무 다행인 순간들이다. 


    아닐 때는 무슨일이 있는 것 같아도 묻지를 못하는데, 그때만큼 내가 가치없게 느껴질 때도 없다. 병들어 있음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상황. 


    아무튼, 지금의 나는 온전히 널 위로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만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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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