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날들/의식의 흐름 2016. 5. 15. 03:05

    몇 주 전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면서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는데, 오랜만에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친구가 했던 말은 내가 너무 논리적이고 그게 다소 공격적이고 예민해서 대화가 편치 않았다는 말이였다. 



    1. 대화의 전제


    내가 논리적이고 공격적이고 예민하다는 말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였다. 나는 내가 그렇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어서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하니까. 양해를 구한다는 뜻은 내가 당신에게 예의 없거나 무례하게 굴 일은 없겠으나, 의견은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하니 놀라지 말라는 의도이다. 내 생각을 강요하거나 다른 의견을 폄하하지 않으니 예의에 어긋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배려한답시고 하는게 저정도 양해를 구하는 수준이 나로써는 최선이다. 지금 이 문단을 적어내려가며 이상하게 거만한 문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나로써도 다소 꼴보기가 싫음이 느껴지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엉엉. 계속 해보겠다.


    나는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내 생각은 좀 달라."라는 말이 '네 생각은 틀렸어.'가 아님을 부차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대화를 바랐던 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그 한마디 하는 것이 대수랴. 어쨌거나 내가 대화에서 항상 기초로 전제하는 것은 '이건 어디까지나 내 의견이고, 각자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초면인 사람에게는 신경써서 이 기초전제를 내 모든 의견에 수사하는 편이다. 왜 당신 의견이 틀리지 않았음을 타인인 내가 말해줘야 하는걸까. 


    이제와 드는 생각인데 그들이 듣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틀리지 않았음'이 아니라, '상대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음'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의견에도 그만한 논리가 없으면 틀렸거나 말거나 흥미가 없다. 



    2. 직설의 이유


    내가 직설적인 이유 중에 하나는 내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거라는 생각을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사람 의견에 영향을 많이 받지도 않는다.


    이건 진짜 내가 이기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내 생각을 남에게 강요해 본 적이 없다. ㅡ라고 생각한다..엉엉.ㅡ 그래서 실은 공격적이라는 평에 오히려 내가 상처입는다. ㅡ물론 맞고, 틀리고의 판가름을 담고있는 의견도 있다. 이건 더 뒤에 써보겠다.ㅡ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다른 의견을 표현할 때 매우 조심스러워함을 발견한다. 그래서 종종 나도 이렇게까지 조심스럽게 표현을 해야되는 건가 생각할 때도 있기는 한데, 나로써는 그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 의견의 견고함이 부족한 것인지,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하기 보다는 그저 동의로 점철되는 부드러운 대화의 흐름을 중시하는 것인지, 그냥 내가 꼴보기 싫어서 대화의 의욕을 잃는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생각은 이러저러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3. 공격과 강요

     

    반대의 경우도 적잖이 있는데, 이는 주로 연장자와의 대화에서 많이 경험할 수 있고, 이는 내가 의견을 표하는데 조심성을 느껴야 하는 순간보다 훨씬 더 기분이 더럽고 좆같다. 이럴 때 나는 반대로 '나는 내 의견을 말할꺼고, 나는 내 생각대로 살 것이다.'라는 걸 늘 설명하고 설득해야 했는데, 아직까지도 내가 왜 당신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은 나에게 알 수없고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참 많이 했는데 그중에 가장 어이가 없는건 "말 좀 들어라." 라는 것이다. 이 말을 들어라의 뜻은 당연히 'Listen to me' 이 아니라 'Agree with me'이다. 내가 유치원 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들이 선생도 부모도 아닌데 내가 왜 그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내 부모님도 나한테 맘대로 살라는데 말이다.



      




    '날들 > 의식의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6.08.25
    .  (0) 2016.06.30
    -  (1) 2016.02.28
    -  (2) 2016.02.21
    -  (0) 2016.02.15

    댓글

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