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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보고 2016. 2. 12. 20:18


    몇 년 전 우울증인지도 모르고 은둔 생활을 하며 지냈던 시기가 있었다. 혼자 조용히 잘 쉬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벗어난건 책의 도움이 있었다. 뇌 과학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이나 생활 패턴, 마인드를 효과적으로 정돈하는 방식을 알려주는 책이였다. ㅡ자기계발서는 예나 지금이나 안좋아하지만 이 때를 계기로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계발서라면 종종 흥미를 두게 되었다. 경험기반의 계발서는 여전히 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ㅡ 최근에 무기력과 불안의 기운이 스믈스믈 올라오는 느낌이 있어서 그 책을 다시 찾으려고 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던터라 집에는 없고 설상가상으로 제목까지 기억이 안나서 으으으 하고 있다. 파란색 표지였는데..


    밑도 끝도 없이 신나가지고 에너지를 너무 방출하고 다녀서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 로 정의했던 시기였는데, 운 좋게도 절친한 친구가 심리상담 일을 하고 있어 그게 우울증이였다는 것을 나중에 나중에 알게되었다. 내가 내렸던 정의도 틀린게 아닌게 조증이 있으면 울증이 뒤따르기 쉽다고 하더라. 당시 친구가 알려줬던건 '그거 우울증임. 자세한 설명은 생략' 이였기에 이제서야 책을 찾으며 발견한 여러가지 자료들(뇌 과학, 심리학)에 놀라워하고 있다. 당시 내 증상들은 너무 빼도박도 못하게 우울증이였는데, 극단적인 상태가 아닌 이상 우울증 증상은 너무나도 병스럽지 않은 병인 것 같다. 당사자는 분명히 정신이 좀먹고 병드는 기분이 있기는 하지만 말로 꺼내면 보통 '성격'으로 치부될만 한 것들이랄까. 산만하고 작심삼일하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요소들이다. 이런 사소한 여러가지 요소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면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 흔하게 절실함, 의지력을 탓 하기 쉬운 것들이지만 실제로는 선천적으로 뇌가 그렇게 생겨먹은 탓, 혹은 후천적으로 손상이 온 탓이라 마음을 다잡는다고 해결되기는 어렵고 전략적으로 컨트롤해서 해결하는게 실질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방법인 것 같다.


    그 컨트롤 하는 방법들(치료과정)들도 엄청 흥미로웠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그냥 좋아서 하던 짓들이 실은 치료방법인 경우도 꽤 많아서 싱기방기함. 하나 예를 들자면 현재 느끼는 감각에 날을 세우는 과정이다. 밥 먹을 때 천천히 밥 맛이나 냄새를 느끼면서 밥먹는 데에만 집중한다던가, 걸을 때 몸의 근육을 긴장시키는 느낌을 즐긴다던가, 몸에 로션을 바를 때도 피부가 느끼는 감촉을 세세하게 느끼는 등등. 이렇게 의식적으로 감각하는게 과거나 미래로 도망쳐 있는 정신을 현실로 끌어오는 과정이란다. 


    아무튼, 우울증이 한 번 흘러간 시기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재발할 가능성이 무지하게 많고, 그런식으로 계속해서 반복되면 뇌 손상이 와서 점점 더 벗어나기 힘들어진다는 말에 나는 오늘 충격+공포+멘붕+제발 절대안돼.. 의 상태다. 필사적으로 책 몇 권을 주문하고 뇌 과학 관련 다큐를 다운 받는 중이다. 엉엉엉.. 지금은 그런 증상들이 다시 나타났다기보다 점점 기분이 그런 상태로 있고싶다- 정도라 괜찮지만, 그래도 내 뇌가 이미 손상되었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재발의 싹을 잘라내고 싶은 마음에 호들호들호들갑. 자료들 좀 보면서 여러가지로 시도해보려고 한다. 평소에 고질적인 내 성격적 문제점이라고 느끼던 것들이 좀 해결되었으면 한다. 살아나소서 내 소중한 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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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O-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