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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못하고 있다.날들/의식의 흐름 2015. 2. 26. 22:49
말을 예전만큼 나오는대로 막 뱉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여, 글을 써야겠다 생각은 더 많이 하게 되는데 여전히 생각만 한다. 잠 들기 직전에 적어야겠다 싶은 글자들이 떠오르는데 어쩔 때는 온 방 안이 가득차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을 때도 있다. 요즘은 그런 때를 감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기도 하지만 역시 정말로 몸을 일으켜 적어내리지 않으면 다음날 아침은 기억해낼 것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텅 빈 상태가 된다. 여전히 과거에 위로받고 있는 내 모습 중의 하나인데, 예전에는 그런 날들을 몸이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종이 위에 옮겨놓은 뒤 잠에 들고는 했다. 요즘은 정신이 몸을 이기지 못하는 날이 훨씬 더 많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본능이지 싶다. 편안한 몸에 한 번 익숙해지니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인간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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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낼 것날들/의식의 흐름 2015. 2. 1. 03:38
어제 밤에는 이어폰을 끼고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듣기 좋은 음악을 발견해서 계속 듣고싶었다. 사실 이게 꽤 오랫동안 고치지 못하던 버릇 중에 하나인데 어느샌가부터 그냥 조용히 자게 되었다. 어릴 때는 여러가지로 숙면하기가 어려운 상황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어폰을 끼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는데, 어쨌거나 음악을 듣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함이였음으로 다른 소리가 비집고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볼륨을 높혔어야 했다. 그게 아마 열여섯 무렵이였을 거고, 스물 초반까지도 확실히 거진 매일 그랬다. 언제부터 그렇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는지는 모르겠다. -오랜만에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 사실 빌려보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책을 살 돈도 없다. 이런 찌질한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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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날들/의식의 흐름 2014. 12. 29. 21:57
직감을 따를 것인가, 근거를 따를 것인가. 어느 쪽이건 나쁜 신호는 무시하지 말자. 고 해놓고도 잘 모르겠다. 결정장애는 중요한 문제건 그렇지 않은 문제건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다. 결국 둘 중에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기준은 내 기준이 어디에 무게를 더 두고있느냐인데, 요즘은 내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내가 무엇 때문이 기꺼이 또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내가 자꾸 느껴봐야 알 수 있는건데 언젠가부터 좋은건 잘 모르겠고 싫은건 넘쳐난다. 싫지 않은 정도의 것만 선택하면서 살기는 싫다. 이렇게 또 싫다는 말로 한 단락이 끝나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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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어리 4,3월날들/의식의 흐름 2014. 9. 9. 22:57
2014.04.05 토 #1시간이 없다보니 방 정리도 찔끔찔끔 오래걸려서했다. 거의 끝나간다. 도배 새로 했더니 새 집에 이사온 것 같네. 아 깨끗하고 엄청 좋음. 무슨 약품으로 가구도 다 닦았더니 새 가구 같다.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었다. 대청소 할 때마다 느끼는건데, 버릴만한 건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한다. 필요도 없는데 괜히 자리만 차지하는 거 진짜 많다. 물론 추억이 있거나 괜히 정이 들어서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긴 하다. 근데 정이 들었어도 물건 자체가 매력이 없으면 결국 버려진다. 그 추억이 나와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는 물건들이 계속 곁에 남는다. 아아. 그런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구석에 쳐박혀서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물건. 쉽게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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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어리 7,6,5월날들/의식의 흐름 2014. 8. 15. 02:41
2014.07.04 금 불안을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뭔가를 할 때 어떤 태도와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할까. 내가 당장에 받아들일 수 있는 사실은 나 혼자 어떻게 한다고 해서 뭐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얼만큼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가에 대해서 생각할 때 나는 늘 나의 주장에 얼마나 논리적으로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가 그 척도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논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뒷받침한다 할지라도 이는 때때로 아주 무능해진다. 실제로 내 주장이 무능하다는 논리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반대편에 버티고 서 있을 때가 있고, 또 하나는 사람이란게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듣고자 하는 것만 듣는 기질이 발동될 때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래서 이제는 논리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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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날들/의식의 흐름 2014. 8. 6. 01:51
디자인 작업을 하다보면 사람들의 필요(Needs)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건 어느 상황이건 그에 따라 사람들의 불편은 늘 존재하고 그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거나, 더 나아지면 쓰이고 사용되어질 무언가들이 존재한다. '무엇'을 생산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서서 그 '필요'의 무게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다들 무엇이든 만들어내야만 하는 사람이 되어있는 것 같다. 다르게 말하면 무엇이든 만들어 팔아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되어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것들이 '무엇이든 만들어내야 하니, 무엇을 만드는게 좋을까'에 대한 문제는 아니였다. 늘 꼭 필요한 것들을 필요한 만큼만 적재적소에 자리했으면 좋겠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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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들/의식의 흐름 2014. 8. 3. 02:45
6개월만에 새 글이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정리를 좀 해보자. 우선 겨울의 3개월 정도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와 연락도 하지 않고 지냈다. 내 평생 잠수타는 인간을 이해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약간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야 제각각 다르겠지만, 그냥 그런 상황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정말 사람을 좋아하던 애라, 일주일에 세네번씩은 약속을 잡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지난 내 삶의 일상이였는데, 무엇때문인지 그런 일상들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애가 되어있었다. 그런 사실을 모른채 사람들을 만나며 과부하가 걸려 힘든 점이 있었었고, 또 그 외에 주변 상황들도 그닥 좋지가 않았다. 주변 상황들이 정리되길 기다려야 했고, 변화된 나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에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