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들/의식의 흐름
-
-날들/의식의 흐름 2016. 2. 6. 00:56
그저께 먹고 남긴 피자 두조각을 데워서 저녁으로 먹었다. 전자렌지에 돌린 피자는 왜 갓 구워진 피자보다 더 맛있는걸까. 오늘의 기분좋은 일이 이것뿐이라니. 날씨도 좀 좋았었나. 책을 주문했는데 왜 안올까. 어제는 무슨 날인가 싶을만큼 온갖 안좋은 일들이 일어나서 종일 기분이 그지깽깽이였다. 별로 심각한 일은 아니였고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상황이였는데, 유난히 취약한 상황이라 힘이 좀 들었다. 하루종일 멘탈이 덜덜거리다가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오늘은 괜찮게 지냈다. 내가 취약한 상황이라 함은 비합리, 비논리, 비이성, 비인간적인 사람들을 대하게 되는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내가 대처하는 방식이 좀 다른데,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끼치거나 해결할 여지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손을 쓰는 편이고. 어제같..
-
-날들/의식의 흐름 2016. 1. 28. 12:48
포용력이 넓어졌다가 좁아졌다가 하며 시기에 따라 여전히 기복이 널뛰기를 한다. 요즘은 타인이 쓰는 단어 하나에 예민해지고, 어떤 말에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또 어떤 말은 도무지 그저 다른 것이라고 인정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변화무쌍한 내가 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내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런 불편한 감정을 어디로든 뿜어낸다는 것이 문제다. 문제라 여기다가 문제인가? 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요즘도, 아직도 그러고 있다. 한 편으로는 내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남들에게 틀렸네 마네 하고 있는건지 모순된 스스로가 여간 불편하다. 그리고 이런 불편함을 나만 느끼면서 사는건가 싶기도 하고 괴상한 박탈감같은 것을 느낀다. 항상 옳게 살지도 않는 내가 누군가에게 ..
-
불편날들/의식의 흐름 2015. 11. 27. 22:10
#1싸이월드에 일기를 쓰려고 두번이나 시도하다가 자꾸만 멈춰버려서 포기하고 여기로 왔다. 지금상태의 싸이월드는 세상최고 불편하다. 어떤 글을 보고 그 다음 글로 넘어가는 기본적인 장치하나도 없어서 뒤로 갔다가 다시 글목록을 클릭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은 천리안 시절에도 느껴본 적이 없어서 빡이 칠 정도다. 내 도토리 쏟아부어 모은 음악은 왜 저렇게 플레이되는건지 글쓰는 창은 왜 새 창으로 다시 뜨고 어디에 글을 적고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다. 폴더기능은 아직 정비중이라고 뜨고. 다 말하려면 입 아플 듯. 물론 모든 것들이 현재 정비중이겠지...ㅠㅠㅠ 솔직히 그냥 백업시스템이나 잘 갖춰줬으면 좋겠다. 저런모습으로 이전의 아이덴티티는 로딩화면에 나오는 잠수부 빼고는 1도 남기지않고 다 사라져서 이미 싸..
-
비날들/의식의 흐름 2015. 11. 6. 23:30
#1포장마차 천막을 타고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한동안 별로 술같지도 않은 맥주만 마시다가 정말 오랜만에 술을 잔에 따라 마신 날이다. 술병 입구가 잔에 닿았다 말았다 하며 쨍글쨍글 나는 소리가 달가웠다. 회사니 연애니 속시끄러운 일들로 친구는 요즘 일상이 조금 버거워보였다. 요즘은 타인에 대한 마음이 꽤나 너그러워진 시기여서 그 애를 위로해줄 수 있음에 다행이라 여겨지는 밤이였다. 나는 주변 환경을 어느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을 선택하면서 다시 매우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 그렇게 심플하고 평화롭지는 않다. 모든 것이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 불만은 없으나 그만큼의 불안을 안고 가는 중이다. 그러나 꼴에 자존심인지 자존감인지 뭐 그런 비슷한 것이..
-
연결 허상날들/의식의 흐름 2015. 11. 3. 22:57
이번에 나온 슈가볼 미니앨범에 '잠든 널 두고 나오며' 라는 곡을 들으면 첫 가사가 장면을 묘사해서인지 어떤 세세한 장면에 색감, 빛깔같은 것들이 제법 뚜렷한 이미지로 그려진다. 소리가 이미지나 향기, 기운같은 다른 감각으로 강하게 연결되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 어릴 적에 마이앤트메리의 음악은 대부분이 그랬다. 좋아해서 여러번 들었던 음악이라 이미지도 그만큼 뚜렷한데 교복입던 시절에 떠올렸던 장면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음악을 들으면 똑같이 떠올려진다. 자기 전 이어폰을 귀에 꽃아놓고 공상했던 세계를 소리를 매개로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감각하는 것은 항상 연결고리를 만들어준다. 어떤 것과 연결이 될지는 모르나 기억이 될 수도 있고, 허상이 될 수도 있고, 영감이 될 수도 있다...
-
2013년 오늘 일기날들/의식의 흐름 2015. 10. 24. 01:20
#1외부요소들은 늘 나를 이리저리 흔든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지만, 중심은 내가 스스로 잡고 안정도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절대로 다른 누가, 또는 다른 어떤 것이 이게 안정이라고 알려주지도 손에 쥐어주지도 않는다. 내가 어디서 안정감을 느끼고, 뭘 할 때 행복한지, 어디에 의지할 수 있으며 누가 나를 감당해주는지를 아는 것이 첫번째고, 알면 필요한 걸 찾아가 취하고 그렇게 그 때 그 때 버티고 넘기면 되는 것이다. 그런다고 덜 힘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참 나이를 먹을수록 나를 안정시켜주는 것들을 잘 지켜내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느낀다.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안정감을 주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정감을 찾기도 한다. "너는 믿을 수 있어."라고 ..
-
.날들/의식의 흐름 2015. 10. 10. 03:49
나라는 사람이 혼자서는 얼마나 불온전한지, 나 자신을 불필요하게 느끼며 세상에 없는 듯 지냈던 때에도 묵묵히 돌아갈 곳이 되어준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스럽게 느끼는 요즘이다. 감사합니다. _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전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그런 감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과 지금 내가 이런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지나가고 수그러든 감정을 위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하고. 감정의 원인이 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가능하겠지만. - 현실감 없이 살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상하게 화가 나지는 않았지만 당황스럽기는 했다. 본래 현실이라는 것은 무엇을 실현화 할 것이냐에 따라 각각 그 기준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누구에게는 먹고 사는 생존이 현실이고 누..
-
감정날들/의식의 흐름 2015. 9. 22. 05:03
예전에 친구가 그랬다. "넌 관계에 대한 고민은 평생 할 것 같아." 숨이 턱 막히던 기분이 아직도 기억난다. 최근의 나는 타인이 나에 대해 말할 때 '그건 니 생각이고'를 떠올렸다 다시 삼키는 오만방자한 인간이다. 하지만 당시 그 말 만큼은 그 애의 생각일 뿐이였음에도 예언처럼 들렸다. 정녕 이 고통스러운 생각을 평생 해야하나 하며 눈 앞이 아득했었다. 얼마 전에 친구와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요즘 누구 없냐는 질문에 "없지 뭐"라는 대답과 함께 내가 통 외로운 기분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외롭지 않은 줄도 모르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그 때는 사람이나 사람과의 관계에 불필요할 만큼의 감정의 무게를 얹어두고 그에 영향력을 받으며 살아왔다.(꼭 이성과의 관계가 아니라 가족..